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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나의 아이돌이 노래를 한다. TV에서.


TV에 준수가 나온다. 노래를 부른다. 이 기분을 설명할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무릎을 꿇고 경건하게 감상하던 어느 겨울의 찾았다 무대. 그때만큼 울컥하고 소름이 돋고 행복하고 벅차오른다. 


방송을 보고 있자니 콘서트에서 팬들 예쁘다 자랑하던 준수가 생각난다. 준수는 정말 솔직하구나.ㅎㅎ


힘들다고 웃으면서 말하다 우는 너는 내 브라운관에서는 매일 나오는 아티스트. 내 TV에는 그 누구보다 많이 등장하는 연예인. 내 채널은 너로 가득해 준수야.


'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가끔 바람이 불 때만 저 먼 풍경을 바라봐.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

기억해. 혹시 우리 손 놓쳐도 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 곳은 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 오른다면. 


한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마. 

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 그러면 난 견디겠어.'



서로가 서로를 잘 안다는 것. 서로가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 서로에게 미안해하고, 고마워한다는 것. 

서로를 위로해주던 콘서트에서처럼. 너를 응원하고 위로하다가 오히려 내가 응원을 받고 위로를 받는다.


서로를 다독이면서 걸어온 6년의 시간들.

브라운관에서 보여주는, 이제는 서른이 된 너는 11년 전 상상하던 서른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그때는 상상하지 못했던 토크 요정, 뮤지컬 요정이 되었지만..


다행히도 내 눈에는 너의 빛나던 청춘의 6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고마워, 준수야.


오늘도 너로 인해 자부심을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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